갯바위 낚시꾼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꿈의 대상어, 그리고 손맛, 입맛, 찌 맛에서 모두 으뜸인 '긴 꼬리 벵에돔'입니다.
도시 어부에서 간혹 잡으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졌지만, 아직도 낚시인들만 아는 최고의 미어(味魚)입니다.
긴 꼬리 벵에돔은 농어목 황줄깜정이과의 물고기로 벵에돔과 생김새와 명칭도 닮았지만 전혀 다른 별개의 종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벵에돔은 한 지역에 터 잡고 사는 '텃고기' 지만, 긴 꼬리 벵에돔은 철 따라 회유하는 '철 고기'입니다.
일본에서 연구한 바에 따르면 긴 꼬리 벵에돔은 수만 km를 이동한다고 합니다.
해수온의 상승으로 쿠로시오가 확장되고, 그 지지류인 대마난류가 한반도 깊숙이 올라오면서 일본 규슈지역과 대마도에 살던 긴 꼬리 벵에돔들이 대거 남해안으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1] 벵에돔 vs 긴 꼬리 벵에돔 비교
초여름 바다 수온이 16도를 넘어서면 긴 꼬리 벵에돔의 입질이 시작됩니다.
그 시기가 빠르면 5월 말, 늦으면 6월 중순쯤 됩니다.
그리고 수온이 18~20도를 왔다 갔다 할 때 최고의 조황을 보여주고, 수온이 23도를 넘어서면 그때부터는 다시 활성도가 떨어집니다.
긴 꼬리 벵에돔의 시즌은 동해, 남해, 제주도가 조금씩 다른데, 하반기 피크 시즌은 동해, 남해는 9~10월, 제주도는 11~1월로 다르지만, 전반기 피크 시즌은 6월 중순 ~ 7월 중순으로 동일합니다.
긴 꼬리 벵에돔은 벵에돔과 흡사하고 낚시 패턴도 비슷해서 초보자분들은 두 어종을 상당히 헷갈려합니다.
벵에돔과 긴 꼬리 벵에돔의 유사점
- 띄울 낚시로 잡는다
- 제로 찌낚시를 기본으로 전유동과 잠길 낚시를 병행한다.
벵에돔과 긴 꼬리 벵에돔의 특징과 차이점
- 벵에돔은 굴속 은신처에 살고, 긴 꼬리 벵에돔은 조류를 타고 다닌다.
그래서 벵에돔 낚시는 포인트가 중요하고, 긴 꼬리 벵에돔은 조류가 중요합니다.
벵에돔은 은신처가 아닌 곳에서는 아무리 밑밥을 뿌려도 안 뜨고, 긴 꼬리 벵에돔은 조류가 흐르지 않으면 코앞에 있어도 낚이지 않습니다.
두 어종의 비늘을 살펴보면 각자 서식하는 환경에 맞게 비늘이 진화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벵에돔은 톨 틈에 살기 때문에 비늘이 거칠고, 긴 꼬리 벵에돔은 헤엄칠 때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 비늘이 작고 매끈합니다.
긴 꼬리 벵에돔은 본류나 그 언저리 조경에서 낚이고, 벵에돔은 본류로 가기 전의 지류에서 낚이는 차이점도 있습니다. - 벵에돔은 낮에 주로 낚이고, 긴 꼬리 벵에돔은 밤에도 낚인다.
벵에돔은 1~2월 산란기 때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주로 낮에 낚이고 밤에는 잘 안 낚입니다.
반면에 긴 꼬리 벵에돔은 나보다 새벽이나 해거름에 집중적으로 낚이고 밤에도 포인트만 잘 찾으면 꾸준하게 낚입니다. - 벵에돔은 잡식성이고 긴 꼬리 벵에돔은 육식성이다.
그래서 벵에돔은 식물성의 빵가루 미끼에도 잘 낚이지만, 긴 꼬리 벵에돔은 동물성 크릴에 주로 낚입니다.
먹는 게 다르다 보니, 이빨의 구조도 다른데 벵에돔은 해초를 뜯어먹기 좋은 칫솔 모양의 융모가 있고, 긴 꼬리 벵에돔은 톱니처럼 날카로운 이빨이 있습니다. 이 이빨에 목줄이 잘 끊어져서 낚시인들이 애를 먹게 됩니다.
긴 꼬리 벵에돔의 이빨에서 가는 목줄을 보호하려면 한 단계 빠른 챔질로 바늘을 삼키는 것을 방지해주거나 크게 구부러진 바늘을 써서 주둥이 끝에 걸리게 합니다. - 벵에돔은 얕은 여밭, 긴 꼬리는 깊은 물골에서 잘 낚인다.
섬의 수심이 왼쪽 해안이 얕고 오른쪽 해안이 깊다면 벵에돔은 왼쪽 해안, 긴 꼬리 벵에돔은 오른쪽에서 잘 낚입니다.
특히, 60cm가 넘는 초대형 긴 꼬리 벵에돔은 100m가 넘는 심해의 해구를 따라서 이동하기 때문에 포인트 주변에 100~150m로 깊은 물골이 있어야 낚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마라도와 가파도 사이의 10km 해협이 연근해에서는 가장 깊은 141m 수심을 형성하고 있고 실제로 이 해역에서만 6자 긴 꼬리 벵에돔 2~3마리가 선상 찌낚시에서 낚인 바 있습니다.
깊고 조류가 빠른 긴 꼬리 벵에돔 포인트는 벵에돔 포인트보다 참돔 포인트와 많이 겹치고 낚시 패턴도 '참돔 낚시의 벵에돔 버전'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빠릅니다.
해거름을 제외하면 표층까지 뜨는 일이 적기 때문에 목줄찌나 발포찌는 잘 사용 안 합니다.
주로 3~5m, 깊게는 7~10m 수심에서 입질하기 때문에 전유동 낚시나 00 찌, 000 찌 잠길 낚시가 잘 먹힙니다.
[2] 긴 꼬리 벵에돔을 잡는 최고의 채비
긴 꼬리 벵에돔의 활발한 회유성과 다양한 유영층은 낚시인이 예측 불가능한 여러 변수가 있습니다.
긴 꼬리 포인트는 본류 주변에 형성되다 보니 초물, 중물, 끝물의 조류가 바뀜에 따라서 히트 지점도 계속 바뀌게 됩니다. 그래서 긴 꼬리 벵에돔 낚시에서는 그런 상황 변화에 빨리 대처할 수 있는 '가변성이 뛰어난 채비'가 필요합니다.
가변성이 뛰어난 채비는 '고리 찌'입니다.
고리 찌는 모양은 구멍찌인데, 하부에 고리가 달려 있고, 고리 찌 홀더와 연결해서 사용합니다. 찌 홀더의 스냅을 열면 찌를 빼서 다른 찌와 즉석에서 교환할 수 있습니다. 원줄을 자르지 않고 간단하게 찌를 수시로 바꿀 수 있습니다.
감성돔 낚시나 일반 벵에돔 낚시에서는 찌를 그렇게 자주 바꾸지는 않습니다.
내만 벵에돔 낚시의 경우 아침에 세팅한 발포찌 채비 하나로 하루 종일 낚시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긴 꼬리 벵에돔 낚시는 찌를 자주 바꿔줘야 합니다. 낮에는 장타를 치다가 해거름에는 가까이 노려야 하고, 잠길 낚시를 할 때도 조류 변화에 따라서 입질 거리와 수심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00 찌 하나만 가지고 하는 것보다 0C, 0α, 000 찌를 계속 교체해줘야 더 완벽한 밑밥 동조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긴 꼬리 벵에돔의 피크타임인 해거름에는 물속이 점점 어두워지면서 가까이, 더 가까이, 아주 가까이 또 깊게, 얕게, 다시 깊게 이렇게 시간에 따라서 입질의 거리와 수심의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해창 1시간 동안에만 세 번 이상의 찌 교체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자주 찌를 바꿔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찌를 바꾸려면 원줄을 잘라야 하는데, 한시가 급한 피딩 타임에 줄 자르고 찌 바꾸고 다시 묶고 할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리 찌는 자르고 묶고 할 것 없이 홀더 스냅만 열어서 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번 바꿀 수 있습니다. 그 결과는 당연히 잦은 입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리 찌를 잘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캐스팅할 때 엉킴이 잦다는 편견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던져주면 거의 엉키지 않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제품군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리 찌를 직접 만드는 것도 쉽습니다. 구멍찌 하단에 도래를 박거나 굵은 낚싯줄을 끼워서 고리만 만들어주면 됩니다. 순간접착제 한 방울이면 마무리되는 작업입니다. 도래보다는 낚싯줄의 찌의 부력 변화가 없어서 좋고 도래는 갯바위에 부딪히면 찌그러지지만 낚싯줄은 갯바위에 부딪쳐도 휘어지기만 하기 때문에 내구성도 오히려 도래보다 더 뛰어납니다.
- 낮에 장타 낚시를 할 때 : 전유동 원투용 B찌 L(20g 이상), 잠길 낚시 원투용 00 찌 L
- 지류를 노릴 때 : 띄울 낚시 범용 0 찌 M(10~15g), 잠길 낚시 범용 00 찌 M
- 본류를 직접 노릴 때 : 전유동 본류용 B찌 M, 잠길 낚시 본류용 000 찌 또는 -G2찌 M
- 해거름에 가까이 노릴 때 : 착수음을 줄여주는 0 찌 S(8g 내외), 어두워진 후에 쓰는 0 막대찌(케미 톱 교체형)
실제로 많은 고수들과 프로들도 고리 찌를 즐겨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리 찌는 가변성 외에도 장점은 많습니다. 원줄이 찌를 통과할 때 구멍찌의 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고리 찌의 홀더를 통과할 때 줄 빠짐이 더 좋고 원줄이 물속에 있기 때문에 바람을 덜 탑니다.
줄 빠짐이 좋은 순서를 살펴보면 구멍찌 <기울지 <고리 찌 순서입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사용할 때 고리 찌 홀더의 비중을 감안해야 합니다.
고리 찌 홀더는 G5~G3 정도의 침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로 찌를 가지고 고리 찌를 만들면 현장에서는 제로 알파 정도의 부력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3] '해창' 피크타임의 고리 찌 교환하기
일몰 전후 1시간의 해거름, 일명 '해창'은 벵에돔 낚시에 있어서 '약속의 시간'이라 불립니다.
하루 중 이 시간대에 가장 큰 씨알이 가장 많이 낚이기 때문입니다.
해창의 짧은 피딩 타임에 명중률을 높이려면 잡어의 활동영역에 따른 투척 거리 조절이 중요하고 시간대별로 긴 꼬리 벵에돔들의 유영층에 맞는 찌 로테이션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고리 찌가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는지 제주도 해창 낚시를 예로 들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낮에는 일단 멀리 노립니다. 본류가 흐르면 본류의 조경을 따라 흘리고 본류가 없으면 장타를 때려서 입질을 기다립니다. 그러다가 일몰 한 시간 전부터 찌 사이즈를 줄이고 해창 낚시를 시작합니다.
본류에서 찌를 끌고 와서 지류대를 노리고, 일몰 후엔 지류마저 벗어나 바로 발 앞을 노립니다.
입질 수심의 변화 양상을 보면, 얕은 섬과 깊은 섬이 다릅니다.
수심이 얕은 마라도, 가파도, 형제섬은 '낮에는 다소 깊게, 해거름에는 얕게' 바뀝니다. 해창이 오기 전에는 30m 이상 원거리에서 긴 꼬리 벵에돔들이 3~5m 수심층을 오가면서 입질하고 그에 맞춰 찌는 0부터 0α, 0C, 00까지 다양하게 사용합니다.
이윽고 해창이 되면 15m → 10m → 5m로 당겨오면서 목줄 수심 2~3m만 주고 팽팽한 견제 상태로 입질을 기다립니다. 이때는 잠길 찌보다 부력이 충분한 0나 B찌가 좋습니다.
한편 수심이 깊은 범섬, 섶섬, 우도에서는 낮에는 '다소 얕게, 해거름에는 깊게' 바뀝니다.
즉 해창 전에 원거리를 노릴 때는 00나 0C, 000를 사용해서 4~5m부터 10m 수심까지 다양하게 노려줍니다.
이윽고 해창이 되면 역시 15m → 10m → 5m로 당겨오되 수심을 점점 깊이 주면서 어둠 직전에는 7~8m 수심을 집중적으로 노립니다. 이때 찌는 000 찌를 많이 사용하고, 000 찌 위에 극소형 기울지를 단 이단 찌 채비도 사용합니다.
즉 흔히 아는 '띄워서 낚는 해창 패턴'과 정반대인 것입니다.
오히려 낮에는 띄워서 낚고 해거름에는 가라앉히는 게, 서귀포권 벵에돔 낚시의 패턴입니다.
이렇게 해창의 공략 수심이 섬마다 달라지는 이유는 낮에 떠다니던 긴 꼬리 벵에돔들이 어두워지면 시야가 잘 안보이니까 가라앉아서 갯바위 벽이나 수중여, 그리고 바닥을 더듬어서 먹이를 찾기 때문입니다.
얕은 섬에서는 수심이 얕으니까 해창의 입질 수심이 얕지만, 깊은 섬에서는 바닥 수심이 깊으니까 해창의 입질 수심도 깊은 것입니다.
발포찌 위주의 다소 일률적인 벵에돔 낚시를 탈피해서 긴 꼬리 벵에돔의 다양한 패턴 낚시를 즐겨보고 싶은 분이라면 가변성 좋은 고리 찌 채비를 사용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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